다음 수업은 조금 더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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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심화반 보충수업을 시작. 교문지도는 계속. 학교이야기

  1학년 심화반 보충수업을 일주일에 한 번씩, 월요일에 90분 동안 하기로 했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시작하긴 했는데 꽤나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수업시간과는 다른 수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나에게는 지루한 문제집 수업을 벗어나서 조금 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수업이 될 수 있겠다. 일단은 급하게 시작하느라 서진석 선생님의 자료를 가지고 첫 수업을 했다.
  심화반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교실은 굉장히 더웠고, 자는 아이들도 종종 보였다. 자료는 굉장히 맘에 들었는데 전체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서인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도 없이 혼자 계속 설명하는 방식의 수업이 되어버렸다. 중간에 시 제목과 시에 들어갈 구절을 생각해 보는 부분 외에는 거의 혼자서 설명하는 수업이 되어버린 것 같다. 새로 도전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겨우 한 학기 수업했던 문제집 수업을 하는 것이 몸에 배어버린 것도 같고...다음 주 수업은 조금 더 여유있고, 활발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교문지도를 그만두라는 교육청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문지도는 계속된다.
  교문지도를 그만두라는 것이 단순히 교문에서만 잡지 말라는 것이 아님에도 '교문 주변, 현관'등의 아이디어나 내놓다니. 근본적으로 생활지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같은데 그게 다른 선생님들에게는 위기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뭐가 그렇게들 불안한지 모르겠다.

퍼오면 조사받는 동영상 일기




이 동영상을 퍼가서 조사받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퍼올 수밖에 없는 재미!

현실을 체험하는 시간 학교이야기

  학교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대학다닐 때 세미나로만 겪었던 현실을 체험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상대평가의 문제점을 절감하고 있다. 비율이나 평균을 맞추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한 아이들의 점수를 깎아야 한다.
아무리 봐도 수업태도도 좋고, 참여도 활발하고, 자기소개서도 준비해서 쓴 아이들인데 그놈의 상대평가 때문에 점수를 깎인다니. 이걸 알면 얼마나 억울할까. 분명히 채점기준을 주고 거기에 맞춰서 쓰라고 했는데 채점기준에도 없는 이유로 점수를 깎아야 한다는 사실도 참 답답하고. 교사 고유의 권한이라는 평가권마저도 제약당한다는 생각에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다가 탈모가 심해지면 안 되는데.
  저번주에는 부정행위 의심학생이 있었다. 평소에 전혀 컨닝따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아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정말 억울해 보였다. 심지어 주웠다는 컨닝페이퍼의 문제마저 틀렸다. 정황상 고3이 시험중간에 떨어진 종이를 주웠다는 건 해명되지 않는데 그래도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초임교사가 과도하게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걸까?

모의 수능, 수업 모델 일기

1. 모의수능을 본 날이다. 수시가 아니면 대학을 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은 모의수능 중간에도 화장실이 가고 싶다 하고, 문제 풀다가 자기도 한다. 안타깝다. 대학이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는 학력 뿐이지만 그 학력을 얻지 못하고 사회에서 고생하게 될 아이들이 걱정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에게 말도 안되게 가혹한 한국에서 이 아이들이 어떻게 변하게 될 지 걱정이다.

2. 수업 모델에 대해 공부하지 않아서인지 수업 방식이 다 비슷하다.
  교과서 샘플을 받아서 보고 있는데 교과서 구성도 비슷하다.
  동기 유발 - 지문 읽기 - 내용 파악 - 심화 혹은 활동.
  모델은 다 거기서 거기인 걸까? 활동 구성이 중요한 건가? 강의식 수업의 좋은 모델은 어디 없을까 고민이다.

짜증을 냈다. 일기

  1. 여학생 반에서 짜증을 내고 나와서는 궁합이 맞지 않는 반이 있는 거라고 생각을 했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짜증을 냈다는 것만 가지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수업도 이상하게 안 되는 반이 있다. 대단한 활동을 하거나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말문이 막혀서 잘 하던 설명도 못하는 반. 그런 반은 궁합이 맞지 않는 반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두 달쯤 수업했는데 그새 궁합이 맞지 않는 반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우습다.
  보충수업 시간에 또 한번 다른 반에서 짜증을 내고 나니 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7시간 수업에 지쳐서 그런 것이기도 할 거고, 그 전에 수업했던 반과 비교하여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에 화를 낸 것 같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다니. 누구에게도 화를 잘 내지 않는데 애들에게 화를 내다니. 부끄럽다.

 2. 학교에는 비효율적인 일 투성이다. 하는 일도 없이 전기나 축내면서 시간을 때우게 만드는 일도 그 중 하나다. 왜 굳이 늦게까지 남아있으라는 건지 모르겠다. 누구는 '어차피 초과근무 수당이야 눈먼 돈이니 남아서 챙기라'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들도 얼마든지 있다. 남아서 시간당 8000원을 챙기느니 집에 가서 여가생활을 즐기겠다. 학교에 남아봐야 인터넷으로 쇼핑이나 하고 스포츠나 보면서 왜들 그러나 몰라. 남으려면 지만 남지 남으라고 잔소리 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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